보내주신 샘플들 잘 받았어요. 시향기는 받은 날 바로 작성했었는데 올린다는 걸 깜빡 하고 있었네요.

<패션 시크레떼>
처음 공병 입구에 대고 맡았던 향과 직접 뿌렸을 때의 갭이 너무 커서 깜짝 놀랐어요.
공병만 킁킁 대보고서 아, 왠지 그냥 흔한 독한 향수 냄새 같은데 하고 별 기대 없이 종이에 뿌렸는데!
뿌리자마자 부드러운 향기가 확 올라오더라구요. 아주 살짝 복숭아 느낌이 나요.
꽃과 과일이 어우러진 상쾌하면서 달콤한 향기인데, 동시에 부드러우면서 깊이가 있네요.
가벼운 느낌은 아니에요. 비슷한 느낌으로 왠지 버버리 향수들이 연상되구요.
살짝 아찔한 것도 있는데 이게 머리가 아픈 것과는 다른, 그냥 뭔가 아찔한 기분이 들어요.

자꾸 맡게 되는 중독성 있는 향기네요.
전체적으로, 연보라색 배경에 몽글몽글한 구름? 구름같은 것에 둘러쌓여있는 여성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보다는 자연스러운 섹시함을 원하시는 분들께 맞겠네요.
사용 연령대는 딱히 구애될 것 없이 2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향수라고 생각해요.
여름보다는 가을, 겨울에, 니트류의 옷을 입을 때 뿌리는 편이 이 향수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 같구요.
확산력 : 딱 적정 수준입니다. 뿌린 사람만 맡을 수 있는 정도도, 버스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폐를 끼칠 정도도 아닌.
지속력 : 저녁에 뿌리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서도 향이 은은하게 살결에 남아있네요.

<몬다인 패션>
첫인상이 아주 강해요. 제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네요. 좀 강하고, 중성적인 느낌입니다.
차가운 인상을 받았어요. 살짝 머리가 아플 수도 있겠다 싶구요.
강렬한 탑노트가 지나가면, 그 기세가 조금 누그러져서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데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중성적인 느낌입니다.
비슷한 느낌으로는 샤넬이나 보통 사용 연령대가 조금 높은 류의 향수들이 연상되네요.
전반적으로 강하고, 중성적인 가운데 차가운 꽃 향이 납니다.
뭔가 차가운, 금속으로 된 꽃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뉠 향이라 시향이 필수입니다. 이런 향은 대중적 인기보단 매니아의 사랑을 받기가 더 쉬울 것 같네요.
사용 연령대는 높을 수록 위화감이 덜할 것 같고 여름에 사용하기에는 주변에 폐가 될 소지가 있다고 봐요.
확산력 : 특별히 이렇다 할 게 아닌, 적정 수준.
지속력 : 무난.

<스톤 블라스트>
처음은 전형적인 남자 향수의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레몬의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는데, 상큼함 보다는 시큼함 쪽에 가깝습니다.
강하고 시큼하면서도 어딘가 신선하고 끝에는 씁쓸한 느낌이 살짝 남네요. 레몬~녹차의 묘한 느낌입니다.
이것도 몬다인 패션과 마찬가지로 중성적이고, 차갑게 다가오네요.
시간이 좀 흐르면, 처음의 '남자 향수의 전형'같은 느낌이 싹 사라지고, 레몬의 시큼함이 아닌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여전히 중성적이긴 하지만 한결 부드럽고 신선한 느낌이 들어요.
여고괴담2의 시은처럼 크고 마른 숏컷의, 보이시한 느낌의 여성분이나 상큼함을 원하는 남성분들께 적합할 것 같아요.
이 향도 대중적일 것 같진 않으니 시향은 꼭 해보셔야 합니다.
사용 연령대는 10대만 아니면 특별히 구애될 것 없고 계절도 딱히 언제랄 것 없이 4계절 무난하게 사용 가능 할 것 같네요.
확산력 : 약함~보통 사이의 어느 수준
지속력 : 무난.

향은 정말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영역이니까 시향기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필히 직접 시향해보세요. 저는 세 향수가 딱 위 이미지에서의 각각의 액상 색들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해요.